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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9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회의(임시회)에서 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유성호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최근 본회의와 워크숍 등을 비공개로 열고 한글 전용인 현재의 초등학교 교과서를 바꿔 한자를 함께 표기하는 방안을 본격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한글 어휘에 따른 한자를 교과서 부록으로 묶어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교위원들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교과서 한자 표기가 오는 10월에 발표될 '중장기 교육발전계획 시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글 단체 관계자들은 "국교위가 제2의 한자병기 사태를 만든 것"이라면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회의 주재자들이 한자 표기 힘 싣고, 거의 이의제기 없어"
15일, <오마이뉴스>가 국교위 본 위원들에게 확인해 보니 국교위는 지난 9월 17일과 10일 1일, 10월 14일 모두 3일에 걸쳐 '한 차례의 본회의와 3차례의 내부 워크숍'을 열고 문해력특별위 활동 내용 중간보고 등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김경회 문해력특별위 위원장은 '초등 교과서에 한자를 각주 형태로 적어 해당 페이지 옆 날개 또는 해당 페이지 아래에 붙이는 한자 표기 방안'과 '기존 초등교과서 한글 전용 유지 방안' 두 가지를 제시했지만, 국교위 논의 결과는 '한자 표기 방안'으로 사실상 결론을 맺었다. 합의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이 회의에 모두 참여한 국교위원 3명의 발언을 종합하면, 회의 주재자들이 교과서 한자 표기 방안에 힘을 실어 발언했고, 이에 대해 이의를 정식 제기한 국교위원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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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교위원은 <오마이뉴스>에 "(본회의나 워크숍에서) 문해력 특별위에서 중간보고할 때, 한자로 된 우리 말에 각주를 달고 교과서 해당 페이지 옆 날개에 삽화 등의 형식으로 한자를 적은 예시를 갖고 왔다"라면서 "그러면서 문해력 특별위 결과 보고자는 이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의 한자 병기와는 다르다'라고 말해서 특별한 반대 의견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교위원도 <오마이뉴스>에 "국교위 회의 주재자들이 교과서 한자 표기에 이미 국교위원들이 모두 동의한 것으로 판단했는지, 14일 워크숍에서는 문해력 특별위 관계자가 '한자 1800자 교과서 부록' 방안까지 추가 제안했고, 이에 대해서도 특별한 이의가 없었다"라면서 "이렇게 가다간 오는 21일 국교위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중장기 교육 발전 계획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초등 교과서 한자 표기 본격화 사실이 알려지자, 한글 단체 관계자들과 교사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설 태세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오마이뉴스>에 "지금 국교위는 한자 병기가 아닌 한자 표기라고 하지만, 이것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한자 병기와 똑같은 방안"이라면서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에 한자 표기가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교과서 읽기에 방해만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글단체들 "한자표기? 눈속임 한자 병기...용납 못해"
▲ 2015년 8월 박근혜 정부가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를 추진하자 한글단체 대표들이 '초등교과서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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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연구'로 국어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도 <오마이뉴스>에 "각주로 달든 본문 옆에 달든 한자 병기다. 위치만 바꾼 눈속임일 뿐"이라면서 "이런 국교위의 행동은 초등학생에게 한자 시험을 준비하라는 신호나 다름없다. 학부모는 불안해지고 한자 급수 사교육만 커질 것이 뻔하다"라고 짚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한자병기반대운동본부 상임의장을 맡았던 이대로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도 <오마이뉴스>에 "지금 국교위가 초등교과서에까지 한자를 넣으려는 수작은 한글은 물론 교육까지 망치고 국민까지 속이려는 이해할 수 없는 짓"이라면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망국적인 행위에 대해 한글 단체와 교사들, 양식 있는 학부모들과 함께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현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 대전지부장(대전 현암초 교사)도 <오마이뉴스>에 "국교위가 초등 교과서 한자 표기를 문해력 대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문해력을 어휘 지식으로 축소하는 낡은 접근"이라면서 "지금 국교위의 시대착오적인 행동은 한자를 미리 배워야 교과 공부를 따라갈 수 있다는 학부모의 불안을 부추겨 사교육과 교육 격차만 확대할 위험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김경회 국교위 상임위원(문해력특별위원장)의 설명과 반론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도 여러 차례 보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국교위 주요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문해력특별위에서 논의하는 한자 표기는 교과서 읽기를 방해하는 한자 병기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 말뜻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 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자를 알아야 문해력이 높아진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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